여행기를 이제야 처음 쓰게 됩니다. 아무래도 여행기다 보니, 호텔 리뷰보다는 편안하게, 구어체에 가까운 포스팅이 될 것입니다.
<1> 3.25일 밤
후쿠오카로 입항하고, 버스를 타고 가니, 체크인 때 시간은 이미 20시. (Hilton Fukuoka Sea Hawk)
힐튼 골드 등급으로 라운지를 주냐 마냐 물어보다, 클럽 유료입장은 3,000엔/해피아워는 20시30분까지라는 말에, 그냥 포기합니다.
21시 30분까지 연다는 수영장을 위해 부지런히 짐을 놔두고는, 수영장/사우나 감상하고 (수영은 5분하고 사진을 20분 찍었음...)
피트니스에서 운동을 했습니다. 뭔가 순서가 뒤바뀌었지만, 닫는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었으요.
운동하면 혈당 내려가고 배고프죠?!

로비층의 중앙홀에 가서, 힐튼 골드 혜택으로 준 음료 쿠폰 내밀고 칵테일 "미모사"를 주문합니다. 샴페인 베이스에 오렌지 주스를 섞은 맛. 안주삼아 프레츨 비슷한 맛의 과자도 하나 담아 주네요. 웨이트를 한 뒤라, 당분이 그대로 몸에 쭉쭉 흡수되는 느낌입니다.
술이 들어간다~ 쭉~쭉쭉~쭉쭉
문제는 이거 마시고 나니, 더 배가 고프다는 점.

결국 23시, 호텔을 걸어나와 Lawson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삽니다. 10분간을 도시락 매대 앞에서 고민하다가, 어느 순간 50엔이라도 싸고 맛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는 필자를 발견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연민이 폭풍우처럼 몰아칩니다. 이깟 도시락 먹는데 50엔 타령이라니... 그래서 그냥 가장 비싼 도시락을 고릅니다. 그래봤자 549엔이었지만.
일본은 이제 대중 교통을 제외하면, 어떤 짓을 해도 서울과 비슷한 물가입니다. 전혀 비싸지 않아요!
밀크티는 홍차 베이스든 녹차 베이스든 다 좋아합니다. 우리나라에 저런 진한 맛의 밀크티를 팩으로 팔지 않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대용품으로 데X와를 마시긴 합니다만, 많이 부족해요.
<2> 3.26일 아침
가장 강행군인 26일을 위해, 일찍 일어났습니다. 미리 씻고, 조식도 6:30에 땡하자마자 갔었죠. 자세한 메뉴나 식당 분위기는 제 리뷰(Hilton Fukuoka Sea Hawk)를 참조하시구요.


<3> 3.26일 점심
아키요시 동굴 입구에 도착하고는, 여행가기 전, 그렇게 유명하다는 우엉우동(고부우동)을 이곳에서 주문했습니다.


맛집이라 소문이 나있고, 일본 TV에서도 여러 번 소개된 적이 있는 우동이라 기대가 컷음에도, 그 기대 이상을 하는 맛이었습니다.
우엉 튀김이 이렇게 특별할 줄이야!! 우엉 튀김은 사실 먹어 본 적이 있습니다만, 이 우엉 우동의 튀김은 매우 얇습니다.
국물이 닿지 않은 튀김들은 매우 바삭하고, 우엉의 향긋한 풍미가.... 살아있네!
반면, 육수 국물에 잠긴 우엉 튀김들은 매우 부드럽고, 맛과 질감이 고기네 고기야!!
별미 중의 별미 인정!
<4> 3.26 저녁
대망의 가이세키를 먹는 시간. 아키요시 동굴을 뒤로하고, 야마구치시의 유다온천마을에 도착.
료칸 "일복(-福,이치후쿠)"에서 저녁시간에는 옆에 있는 쿄토 요리 전문점 "아구라"(坐楽)로 안내해 줍니다.









하나 하나 정성이 들어간 음식들이라, 감히 필자의 무딘 혀로 평을 하기엔 힘듭니다.
두번째 사진의 콩비지로 만든 푸딩은, 자칫 비릴 수 있는 강한 맛을 승화시킨 좋은 맥주 안주!
회는 두말할 것 없이 싱싱하고, 훌륭하였죠.
죽순은 그 크기와 울퉁불퉁함과는 달리 매우 부드러웠습니다. 부드럽고 쫄깃한 떡과 함께 삶고 쪄내어, 행복한 맛을 냅니다!
덴뿌라도 어찌나 그 튀김옷이 얇고 기름이 안 느끼한지...
옷 입혀 튀기는 것도 재료의 맛을 살려주는 요리법이란 것을 별로 느껴보지 못한 제 혀가 부끄럽습니다.
<5> 3.27 아침
료칸에서 주는 식사를 큰 방에서 혼자 안주인과 독대하며 우걱우걱...
만실인 27일과는 달리, 전날 26일은 료칸 전체에 혼자 숙박하였는데도, 정말 친절에 친절 +++
영어로 숫자하나 말하지 못하시지만, 모든 여관 시설을 다 둘러보며 안내해주고, 스위치 하나까지 설명해주는데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아침 식사는 그 연장선




보통 아침에는 잠도 깨기전에 식사를 위장으로 쑤셔넣고, 홍차나 커피로 잠을 깨우던 경우가 많았는데, 이 날은 새벽같이 일어나 정갈하게 씻고, 유카타를 입고, 아침 식사를 맞이하였네요.
사모님 우엉 조림과 두부는 너무너무 맛있었습니다. 사랑해요.
커피잔과 티스푼이 좀 탐나더군요... 후룩후룩
<6> 3.27 점심
이 날은 비가 많이 오고 어두워, 돌아다녀도 식욕이 크게 당기지 않았습니다. 류조우지사와 사이코테이만 둘러보고, 기차를 기다리는 중 Wi-Fi 때문에 들어간 카페.(Wi-Fi 스티커가 붙여져 있어서...)
하지만 주문하고 보니, Wi-Fi는 도코모 통신사를 사용하는 사람만이 쓸 수 있더군요. 앍
(일본에서는 호텔에서도 그리도 Wi-Fi가 없던지. 맥북에어를 들고간 저는 마지막날을 제외하고는 아예 인터넷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일본이 이럴 줄이야...힐튼이나 크라운플라자에서 조차 Wi-Fi가 안돼... OTL)


옆구리를 톡 째니, 주룩주룩 나오는 치즈에 오오미
<7> 3.27 저녁
도키와 공원을 보러간 우베시 호텔 (-> Crowne Plaza ANA Ube 링크)의 일식당에서 저녁을 먹습니다. 여러모로 실망한 도키와 공원이나 호텔과는 달리, 호텔 내 일식당은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었습니다.







준 가이세키 형식이나, 2500엔 밖에 하지 않았고, 부담없이 즐겼습니다.
맛은 평범한 정도였으나, 가리비살과 버섯밥은 마음에 들었죠. 말은 이렇게 해도 밥 한톨, 단무지 한 조각도 남기지 않습니다.
<8> 3.28 저녁
이 날은 전날 밤의 결정으로 아침을 거르고, 점심도 도키와 공원에서 키타큐슈로 빠른 이동을 위해 먹지 못했습니다 ㅠㅜ
(호텔의 피자 등 룸서비스는 싼데, 조식은 왤케 비싼지... 그리고 조식식당이 따로 있지도 않다!!)
대신 전날 밤에 5,000Kcal 이상의 과자를 2시간만에 해치워서, 안 먹는게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증거샷


낮에도 조금 남은 과자를 먹고, 음료수 하나 먹으니 전혀 배가 고프진 않았지만...
키타큐슈에서 고쿠라성의 아름다움에 취해 너무 오래 놀다가, 후쿠오카 호텔로 늦게 들어오면서, 사단이 납니다.
라멘 스타디움을 찾아 커널 시티로 향했으나, 도보로 빙빙돌다 하카타역에서 무려 30분이 걸려 도착했습니다 ㅠㅜ
게다가 라멘 스타디움을 찾지 못하고, 너무너무 피곤하여 커널 시티 내부의 회전 초밥집에 털썩...











광어를 먹어보니, 맛이 그냥 그랬습니다. 그리 고급스러운 곳도 아니고.
너무 피곤하고 식욕만 앞서서 밥의 탄수화물이 필자를 이끄는 느낌 밖에 없어서...
도미나 참치 같은 것을 먹기 보다, 맛이 강한 초밥 위주로 해결을 했습니다.
(말은 이래도 역시 10접시.)
게다가 먹고 나오니 눈에 띄는 라멘 스타디움 표지판. OTL 2
<9> 3.29 아침
조식이 포함된 Sutton Hotel Hakata City.
과거에는 참 영화로운 곳이었을 것 같은 외관과 로비지만, 워낙 세월이 흘러 이젠 3성급 정도로 전락한 곳입니다.
아침도 기품있어보이는 다다미 방과는 안 맞게 도시락. (게다가 그 넓은 곳에 혼자.)

역시 시장(배고픔)과 분위기도 식사에는 필요한 법입니다.
<10> 3.29 점심
벼르고 벼르던 라멘 스타디움 때문에 또 커널 시티로 향합니다.
라면 경연대회에 출품한 각 지역별 라면들이, 포진하고 있는 곳입니다.

저는 진~한 돼지뼈국물에 고기가 잔뜩 들어간 사가현 라멘을 골랐습니다.

우호호호
음? 좀 짠데? 후룩후룩 -> 근데 맛있다. 고기는 완전 살살 녹눼. 혀에만 닿아도 부서져! -> 그치만 좀 짜다 -> 하지만 맛있다!
어느세 뚝딱.
......
사실 라멘은 전날 저녁에 먹었어야할 음식이고, 이 날은 먹어야 할 것이 따로 있었습니다.
일본에 왔는데 포기할 수는 없죠.
라멘 먹고 바로 다이마루 백화점 지하로 갑니다. 가는 길에 벚꽃도 좀 보고...

벚꽃 만큼이나 아름다운 후식을 파는 이곳!
370년된 시라타마(경단) 전문점인 "시라타마야 신자부로( 白玉屋新三郎)" 의 분점입니다.


세트를 두 가지 시키니, 티비에서만 보던 일본인들의 오버리액션 "에에~??"를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먹는 내내, 3명의 여직원이들이 빤히 쳐다보았는데, 다 먹을 수 있는지 내기라도 했나 봅니다.
녹차는 1잔에 150엔 추가로 내야하는데, 서비쑤라고 하면서, 두 잔이나 더 줍니다. 허허
목이 막힐 것 가트냐? 나는 삶은 고구마 3개도 물없이 먹는 사람이란 말이다.
하지만 입을 헹구기엔 참 좋습니다. ( +@ 경단 먹고 초생강이 이렇게 어울리는 지도 처음 알았음.)
모 만화에서 나온 말이지만, 짜고 따뜻한 음식 -> 달고 찬 음식은 무한 루프가 가능한 악마의 악순환 코스입니다.
다이어트하는 분들은 꿈도 꾸지 마시길.

본인은 당연히 일본에서의 마지막 만찬. 유종의 미를 거둡니다. 혀로 핱으려다 이쁜 여직원 눈치 보여 ㅈㅈ
<11> 3.29 귀국 후
부산에 돌아오자, 부산하면 빠질 수 없지. 돼지국밥! 을 시전합니다.

터미널 국밥도 맛있는 돼지국밥. 설에도 좀 파시구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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