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25~29 일본 야마구치현/후쿠오카현 - 주요 여정편 (1) by 젝토스

저의 요즘 여행 컨셉은 뭔가 주객이 전도되어 있습니다.

일본을 가기로 결정하고, 일본의 호텔부터 검색을 했습니다.

-> Crowne Plaza ANA Ube가 Point Breaks로 5,000포인트(저는 4,500 소요, 약 33,750원가치) 라는 것을 발견!
-> 근처의 도키와 공원이 유명한 것 같고... 다른 것은 뭐가있지?
-> 오오! 아키요시 동굴이 멋진데?
-> 그런데 시모노세키서도 멀고 우베에서도  좀 거리가 있네?
-> 가까운데 보자... 야마구치시 유다온천 마을에서 자면 되겠군! 일본은 온천마을에서 료칸이지!
-> 야마구치시에는 류조우지사 탑이 절경인데?
-> 시모노세키로 입항하면 딱 좋은 일정이겠다. 아키요시 갔다가 야마구치, 우베 들르고 오면 딱이네.
-> 그런데 배가 만실이네... 후쿠오카 입국이 답인가...
-> 그럼 오고 가는길에 기타큐슈의 고쿠라 성도 보고 오자. 벚꽃때 멋지다던데.

이렇게 완성된 계획입니다.



어딜 가겠다고 먼저 정하고 간 것이 아닌, 제가 가진 멤버쉽에서 가능한 합리적인 호텔이 눈에 띄면, 갈 곳을 정하는 거죠. 허허

(사실 우베 크라운 플라자는 최악이었습니다... ㅠㅜㅠㅜ 역시 프로모션에는 이유가 있어요.)



교통편이 참 문제 였는데, 큐슈(후쿠오카현)와 혼슈(야마구치현)가 같이 있고, 일정이 4박5일이라

산큐패스 등으로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따로 사는 것보다 비쌌습니다.

그냥 신칸센은 포기해야 했죠... 그 돈으로 과자나 더 사먹지.




시작합니다.



<1> 3.25 출동

필자는 현재까지는 당직 위주로 근무를 하고 있는 의사입니다^^
 
(이제 2주일만 지나면 다시 대학병원에서 푸닥거리를 해야하지만 ㅠㅜ)

출발 당일도, 아침 8시 시골에서 근무 종료 후, 부산에서 출발하는 15:30 코비호를 타기 위해, 부지런 해야 했죠.

08:32 안동행 버스
10:25 대구행 기차(새마을호)
12:56 부산행 기차(KTX환승)
13:42 부산국제부두행 버스

국제선 페리는 처음 타보는데, 수속같은게 항공에 비하면 매우 간편하여 의외로 시간이 남았습니다.

화장품이야 인터넷 면세점으로 구매했지만, 부두에서 시간이 남아 홧김에 지른 글렌피딕.
 
소주는 글렌피딕을 휴대하기 위한 케이스일 뿐입니다. 옮겨 담아 작은 백팩에 들고 다녔죠. 대낮에도 한 모금씩...

오해는 마세요. 평소 한 달에 한 두 번 마시니까^^ 여행이라면 항상 기분 좋게 다녀야하지 않겠어요?




코비호는 작습니다. 옆에 정박한 부관훼리와 비교하면 더더욱 그렇구요.

자리도 여유있지 않은데, 다들 30분도 안되어 이 광경입니다.^^




일부러 입구 자리로 배정받고, 재빨리 입국 수속을 마쳤습니다. 허나, 텐진행 버스가 멀리서 떠나네요.
 
그러려니 하고 시간표를 보니 다음 버스는 30분 뒤이지 뭡니까 ㅠㅜ

숙소는 힐튼이라, 텐진에서 갈아타야합니다.

결국 부두의 사람들이 다 떠나고 난 뒤, 마지막 즈음에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사실 하카타로 가도, 버스가 있긴하더군요.


친절하게 버스에 한글이 적혀 있어, 일어로 대화는 약간 해도 한자에 까막눈인 저로서는 안도감을 느낍니다.




호텔에는 8시경 늦게 도착했지만, 알차게 보냈습니다.
 
수영도 하고, 사우나도 하고, 운동도 하고, 칵테일도 마시고, 도시락도 사먹고


사진은 게을러서 아래 참조
(호텔리뷰 -> Hilton Fukuoka Sea Hawk 링크)
(음식일기 -> 후쿠오카현/야마구치현 음식편 링크)

와중에 본 귀요미 1인승 전기차





숙박 중, 크나큰 문제에 두 가지 봉착.
 
1. Wi-Fi가 잡히지 않아 정말 당황했습니다. 힐튼인데... 힐튼인데...

이... 이것보세요 힐튼양... 맥북에어는 유선인터넷이 불가능하단 말입니다.

신호조차 없어서 포기. 알고 보니 일본의 지방 호텔은 아직까지도 영 Wi-Fi 지원이 잘 안된답니다.


2. 돼지코를 안 가져왔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그냥 충전기들을 들고 왔는데, 다 프리볼트긴 하지만, 11자 돼지코...

근처 편의점에도 안 팝니다. 호텔에도 없답니다. 일단 배터리 보존 모드 돌입...





<2> 3.26 아키요시 동굴

계획대로라면 이 날이 가장 강행군입니다.

7:50 시모노세키행 버스
9:30 시모노세키 도착, 주변 둘러보고 간식 
11:52 아키요시 동굴행 버스
13:55 아키요시 동굴 및 아키요시 대지
18:03 유다온천행 버스
18:43 유다온천 도착 씻고 식사.
 
아키요시 동굴은 기차편이 없고, 버스도 시내버스로만 가며(2시간 소요...), 배차 간격이 1~2시간 수준입니다.




호텔 조식으로 육류를 맘껏 섭취하고, 하카타역으로 가기위해 체크아웃을 합니다.
 
7시 50분버스를 타기위해서죠.

그런데, 후쿠오카 중심부와는 달리, 한글이 전혀 없습니다...
 
도무지 읽을 수 없는 버스 노선도를 뚫어지게 쳐다보고는, 가장 노선이 많이 겹치는 곳이 하카타역인것으로 추리. 무사히 탑승 & 도착하였습니다.

스스로의 생존력에 감탄하고는 버스터미널에서 7:35분에 도착하여.

필자 -> 시모노세키노 버스와 도꼬데스까?
 
답변 -> 소레자 나이데쓰. 고노 버스와 텐진에키카라 이끼마쓰

......

(%$&(@#*^$@)$(@*)(!@



결국 시모노세키를 둘러볼 시간과 간식 시간을 날렸습니다.

붕 뜬 시간에 돼지코라도 사려했는데, 이른 아침이라 편의점 말고는 여는 전파상이 없습니다.

여행은 역시 예측 불가능한 난관이 있어야 제 맛이죠......



시내버스는 빈 자리는 많았지만 불편하죠. 2시간을 졸다가 다리 저려 깨고를 반복.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아키요시 동굴은 번뇌를 날려버리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아래쪽 입구는 맑은 물과 자연스런 목재 다리가 반겨줍니다.

앞으로의 사진들은 똑딱이의 제왕 RX-100카메라 빨로,
 
실제 육안으로는 굉장히 어둡습니다.


그럼 ㄱㄱ~


"천 개의 접시"라 불리는 곳입니다.
 
가보진 못했지만, 수없이 사진으로 본, 터키의 파묵칼레가 생각납니다!

그곳은 새하얗고 밝은 태양아래 있지만, 이곳은 음산하고 축축한 동굴 속에 있지요!





유사하지만, 단차가 없고 훨씬 큰 규모의 "천개의 논"
 
천정의 종유석은 학생 시절 지구과학 시간을 떠올리게 하...지는 않고 좀 무섭습니다.




좀 그로테스크한 것들도 있지만,







박력을 자랑하는 이런 것도 널려 있습니다.

"황금 기둥"

위에서 자라는 종유석, 아래서 자라는 석순이 (만나면 석주. 지구과학시간 ㄱㄱ) 1인치 자라려면, 각각 200년/400년이 걸립니다.

수 십 미터 규모의 이런 장관이 만들어지려면... 수 십 만 년이 걸리는 것이죠. 역시 경이로운 지구.







"엄굴왕"

이 동굴이 처음 발견되었을 당시, 압도적인 모양과 크기로 인해, 이 동굴의 주인이라 불리운 이름입니다.

덧붙여, 아키요시 동굴 내의 주요 지점에는 모두 음성 가이드가 설치되어있는데,
 
버튼을 누르자마자 "간쿠츠오"~가 동굴에 쩌렁쩌렁 울려, 폭소했습니다.

(한국어 포함 영/중/일 음성을 지원합니다. 편하죠? ^^)





약 3cm가량 떨어져 있는 이것은 사실 이미 붙어서 석주가 형성되었다가, 지각변동으로 살짝 부러진 것이라 합니다.

위 아래가 동시에 자라도 다시 만나려면, 100년 이상 걸리겠네요 ㅠㅜ 제가 죽기 전에 다시 와도 볼 수 없단 말입니다.




출구(위쪽 입구)는 상당히 교육적입니다. 양쪽 그림이 파노라마처럼 연결되고, 지구의 역사를 간략히 그림으로 보여줍니다.

은하계와 태양계의 생성부터, 단세포의 탄생, 생물의 진화, 인류의 출현과 역사 등.
 
지구의 주마등이 아니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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